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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매임지
2009.07.18 11:46 어제/어제의 책·음악
'해피 해피 스마일'은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꼬맹이를 키우면서 일어난 일들을 적은 일종의 육아일기이다. 

아이들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있으면, 정말 어쩜 저럴 수 있지 싶을 정도로 놀랍고 재미있을 때가 많다. 그 순간순간을 우리는 그저 웃고 말지, 일일이 기록하진 않는다. 

이 책은 그 기록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한 장, 한 장의 에피소드마다 슬며시 웃음을 머금고, 어떤 장면에서는 박장대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그만큼 아이들의 행동은 어디로 튈 지 모른다. 특히 이제 막 말을 배운 아이라면, 도대체 어떤 말들이 쏟아질 지 내심 기대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이 꾸준한 인기를 끄는 것도 그 순수함에서 나오는 의외성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어른이 된 우리들은 잊고 살았던 그 생각들을 일깨워주기 때문이 아닐까.

책을 읽는 내내 해피 해피하게 스마일했고, 아이들과 놀고 싶어졌다. 

우리 꼬맹이가 나를 좀처럼 "엄마."라 불러 주지 않았습니다.
"아빠."는 하루에 천 번도 더 부르게 되었는데 말이죠.
어떤 경우에도 아이 떄문에 시샘하는 일은 없던 나(사내아이를 낳은 엄마의 여유)인데, 그때는 좀 초조해지더군요. 주위에서도 "왜 엄마라는 말은 하지 않니?" "아빠가 더 좋은 게 아닐까?" 하고 말들이 많아, 그럴 떄마다 가슴이 찌릿찌릿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열심히 분발,
"엄마야, 엄마!" "엄마라고 해 봐!" 
그런 말을 수도 없이 건넸는데도 여전히 불러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빠'만 죽어라 부른 지 한 달쯤 지났을 때였죠.
플로리다의 한 호텔 침대 위에서, 밤 3시에 시차 때문에 몽롱한 꼬맹이가 불쑥 "엄마!"하고 부르면서 나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엄마!"(엄청 흔들어 대더군요.)
"어? 지금 엄마라고 했니?"(잠이 덜 깬 목소리로.)
"엄마!"(배고파! 우유 줘!)
"아유, 우리 꼬맹이!"(꼭 껴안는다.)
"엄마!!!!"(바동바동, 빨리, 배고프다니까!)
말하려는 내용에는 서로 어긋남이 있었지만,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알았으니까, 이제 자! 라고 말할 수는 없는 엄마 마음에 세면대에서 바삐 분유를 탔지요. 
 

- 2009년 39번째 책

해피 해피 스마일 - 8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민음사
posted by 볼매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