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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매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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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08 무뚝뚝한 딸이지만, 진심은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2)
2008.05.08 15:14 오늘/야스락야스락
내 아버지는 취미와 재주가 많으신 분이다.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수석도 모으신다.

그래서 우리 집안은 온통 아버지의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그냥 그대로 있는 것만으로도 멋진 수석과 각종 그림이나 사진들을 수석과 잘어울리게끔 만들어 놓으신 작품들이 많다. 집에 갈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작품이 늘어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을 좋아하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건 아마 아버지를 닮은 게 아닐까 한다. 그림 그리는 걸 닮지 않아서 조금 속상하기도 하지만...

재주 많으신 아버지가 자랑스러우면서도 눈물이 나는 건, 이 재주들을 마음껏 펼치고 살 수 없으셨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이던가. 아버지는 내게 화가가 되고 싶었다고 얘기하셨다. 하지만 7남매 중 둘째의 삶이란 그리 넉넉하지 못한 것이었기에 화가는 커녕 학교도 제대로 갈 수 없었다. 아버지는 나만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살라고 늘 말씀하셨다.

그래서인지 난 지금까지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해 본 적이 없다. 집이 넉넉해서 내가 하고 싶은 걸 모두 다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믿어주셨기에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아버지에게 가장 감사하는 점이 바로 이 것이다. 나를 한없이 믿어주시는 것. 내 인생은 내 것이니 부모에게 기대거나 부모를 위해 나를 희생할 필요 없다고 각인시켜 주신 것이 내가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런 아버지에게 죄송한 점이 있다면, 내가 마음과는 달리 아버지에게 살갑지 않다라는 것이다. 언젠가 아버지가 약주를 하신 뒤 지나가는 말로 했던 말이 내겐 항상 짐으로 남는다. "우리 딸 애교 한 번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라는 말이다. 무뚝뚝한 딸이 갑자기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그만큼 아버지에게 더 친근히 다가왔으면 좋겠다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한다.

아직 흰머리도 나지 않은 올해 회갑이신 아버지, 오래도록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posted by 볼매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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